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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사회 · 문화

[사회·문화] #3 최혜인 - 직장인 A씨

by 최룡 2021. 12. 13.

<직장인 A씨>. 2021년 작, 최혜인 저.


&lt;직장인 A씨&gt; 표지. 출처 봄름(토마토)출판사 홈페이지.

책 소개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형식입니다. 어려울 수 있는 노동문제를 저자가 노무사로 일하면서 겪은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한 책인데, 지금까지 노동문제에 관심 없었던 사람이 입문 전에 가볍게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출판사의 책 소개란에도 <직장갑질 감수성 안내서>라는 설명이 달려 있는데, 적절한 설명이라고 느낍니다.

  다만 '가슴 따뜻한 노무사'의 시선만 보이고, 특유의 인사이트라거나 다른 관점에서 볼 만한 내용은 없었던 점은 좀 아쉽습니다. 다만 이 점은 책을 접하게 된 계기가 노조 활동에 열심인 분의 추천이었기에 기대가 컸던 게 이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대부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사례들을 나열해 둔 것도 좀 아쉽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거나 언론에 자주 나오는 사안들(육아휴직, 퇴직금, 직장 내 괴롭힘 등...)이기에, 다 읽고난 뒤엔 저자께서 노무사로 일하면서 조금 더 특별하거나 쉬이 인지할 수 없는 사례를 들어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려운 노동문제를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설명을 사례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생생하게 느껴지도록 한 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노동에 관심을 가진 이후로 관련한 이념, 사상서를 읽어 왔고 또 읽고 있지만,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어렵습니다. 대학에서도 사상을 공부했고 직업도 공부는 아니지만 관련된 일을 하는 저도 이해가 힘든데 다른 대중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갖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직장인 A>와 같은 책이 반갑습니다. 노동문제를 대중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부록 <노무사가 알려주는 회사 잘 그만두는 법>도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꽤 유용해 보이니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

우리 사회는 개인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데 야박하다. 직장 생활을 하다 상처받아 잠시 회복할 시간을 갖고 싶어도 사직서를 내고 스스로 그만두면 구직급여 수급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인간이 가진 자유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야만 구직급여가 주어진다는 것은 제도 자체가 비인간적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견디지 않아도 되는 조건, 견디지 않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장 상사의 부당한 행동이나 직장 생활의 고단함을 온몸으로 감수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러니 청년수당이나 기본소득 논쟁은 겁쟁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자존감을 회복할 치유의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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