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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사회 · 문화

[사회·문화] #2 오창익 -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by 최룡 2020. 5. 17.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2008년 초판. 오창익 저.


 

&lt;십중팔구~&gt; 표지 - 출처 교보문고

 

인권의 원칙이 살아 있는 원리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인권운동가의 시각과 원칙은 하나의 편향일 수 있습니다. 그 편향을 애써 숨길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일종의 거울처럼,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만 간절할 뿐입니다. 

 네 번째 책 리뷰는 오창익 선생님의 사회비평에세이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이다. 제목이 좀 옛날틱한데, 2008년 감성이지 싶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1992년에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후 줄곧 인권운동가로만 살아왔다고 한다. 오랜 세월 인권운동을 하신 탓인지 쉽게 인권 침해인지를 알 수 없는 사안들이 많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줄거리가 있는 형식의 책이 아닌지라 목차를 위주로 살펴 보겠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 줍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동 봉투를!/ 무노조 왕국, 그 주인은 황제 이렇게 세개의 큰 파트로 이뤄져 있고, 65개의 주제로 글이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앞서 말한 쉽게 인권 침해임을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또 인상적이었던 것들 2개를 통해 리뷰를 써보겠다.


전 국민을 관리하는 '친절한 번호'

당연히 주민등록번호 얘기다. 주민등록번호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고, 외우고 있다. 또 금융 거래를 하건 담배를 사건 전부 주민등록번호를 외우고 있어야 가능하다. 아마 고2때 주민등록증을 받았던 것 같은데, 그 때는 내가 무슨 어른이라도 된 마냥 좋아했었다. 

  안보 이슈만으로 독재를 하고 있던 박정희에게 김신조 사건은 놓쳐서는 안될 호재였다. 이를 바탕으로 박정희는 예비군 제도(역시 박정희는 양아치가 맞다.)와 주민등록번호를 만들었다고 한다. 박정희와 육영수는 주민등록증을 최초로 갖게 되었고, 박정희의 주민등록번호는 110101-100001 이었다고 한다. 앞번호는 11(서울), 01(종로구), 01(자하동/ 지금의 청운동)으로 지금의 체계와는 약간 다르다. 이후 1975년에 현재의 주민등록번호 체계까 완성되었다고 한다. 

  번호 하나하나에 개인의 정보를 담고 그 번호를 국민을 관리하는 데에 쓰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고 한다. 다른 나라들은 면허증, 사회보장카드 등으로 대체한다고 한다. 우리는 여전히 간첩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순도로 일하는 검찰

 공화국인 한국 안에는 삼성과 검찰이라는 또 다른 공화국이 있다.  그 중 검찰의 힘은 그야말로 막강하다고 한다. 범죄 수사, 기소 독점, 기소 편의의 권한을 모두 가지며 범죄 예방 활동도 한다. 검찰은 법무부의 외청 중 하나임에도 불구, 법무루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었다. 

수사도 하고 기소도 할 수 있으면 누구는 재판에 보낼 수 있고, 누구는 없기 때문에 조사받고 재판받는 고통들을 겪어야 하며 쉽게 그로부터 벗어날 수도 없다. 심지어 2005년 기준 형사 사건 무죄율이 0.18%라고 한다. 검찰은 이 통계를 바탕으로 본인들이 세계적으로 순도 높게 일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검찰에서 넘어간 자료들이 그대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는 법원에서 증거 능력을 가졌다고 한다.(지금은 어떤지 확인이 필요하다.) 게다가 판사들은 전형적인 공무원이라 오로지 판례에 의해 해석하고 선고를 내린다. 판례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품이 들기 때문이다. 


정리

  12년 전 우리나라의 모습을 묘사하였음에도 여전히 이 사회에는 오창익 선생님이 지적한 부끄러운 모습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요새 K-방역이니 뭐니 해서 주민등록제도가 꼭 필요한 제도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고 검찰과 삼성의 힘 또한 여전히 건재하다. 언급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고, 특정 직업을 가진 여성들은 앞에 '여'가 꼭 붙는다.(여군, 여교사, 여교수...)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고 또 자랑할 것도 많다고 언급하며 문제점만 지적하는 게 아니다 라고 한다. 하지만 특유의 이상한 문화들이 있는 것 또한 맞다. 저자는 이를 지적하며 이런 것들을 돌아보고 수정하며 잘하는 것들을 더 보완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금방 읽을 수 있고 값도 싸니까 여러분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앞으로 이 책에 나온 주제들 중 관심있는 부분을 바탕으로 더 조사해 [인권 현안]에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많은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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